인생은 다 그런거야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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라면을 끓일 때

인생은 다 그런거야 2012. 3. 4. 10:05

 

라면을 끓일 때 물이 끓기 전에 스프를 넣어야 할까, 아니면 끓은 다음 넣어야 할까. 결론은 끓기 전에 넣는 게 좋다는 것이다. 스프를 넣은 물은 끓는 점이 높아지기 때문에 면을 더 잘 익힐 수 있고 스프의 향도 잘 배어들기 때문이다. 또 식초(아세트산)를 조금 넣으면 탄수화물 조직이 치밀해져 보다 쫄깃한 면발을 즐길 수 있다.

 

우리가 먹는 음식과 과학은 닮은 점이 많다.

김치찌개에 들어가는 두부 돼지고기 김치 파 소금 등의 재료는 ‘용질’이다. 이들은 적당한 양이 들어가야 하며 너무 많거나 적으면 안 된다. 이들을 용매(물)에 넣고 1기압(대기압)에서 100도 이상으로 가열하면 반응생성물인 김치찌개가 만들어진다. 염분 농도를 유지하기 위해 뚜껑을 여닫는 타이밍도 중요하다. 김치찌개의 맛을 보면 요리가 성공했는지 아닌지 알 수 있다. 연구자들이 실험실에서 시약(식재료)을 측정도구(손)로 제어해 반응기(냄비)에 넣고 실험 결과(맛)를 확인하는 것과 유사한 과정이다.

 

도토리묵 등 묵 요리는 물리적 현상인 ‘겔(gel)화’와 관련이 있다. 고체도 액체도 아닌 것(일명 콜로이드)이 고체에 가까우면 겔, 액체에 가까우면 졸(sol)이라고 한다. 묵은 고온에서는 졸 상태로 존재하지만 온도가 낮아지면 분자들이 교차결합해 3차원 그물 구조를 형성하는 겔이 된다. 높은 탄성을 갖기 때문에 씹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.

 

과학 연구의 성공 여부를 판가름하는 기준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‘재현성’이다. 반복적으로 실험을 해도 동일한 결과를 얻을 수 있느냐이다. 만일 오차가 있다면 제품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큰일이 벌어질 수 있다. 동일한 결과를 얻어야 전자 제약 바이오 의료 등 각종 기술로 확장할 수 있다.

 

‘요리를 잘한다’고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. 식재료 부피와 양을 정확하게 재야 하고, 조합을 잘해야 하며 온도와 압력을 잘 컨트롤해야만 늘 같은 맛을 낼 수 있다.

요즘은 밥짓는 데 대개 전기밥솥을 사용하지만 예전에는 무거운 뚜껑을 가진 솥이 사용됐다. 솥뚜껑은 높은 온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면서 압력을 상승시키는 아주 효율적인 반응시스템이다. 또 끓는 점 상승효과 때문에 밥알이 씹히는 맛을 좋게 한다.

 

“과학적 지식은 없어도 과학을 실천하고 있었던 옛 사람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대목” 이다.
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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