인생은 다 그런거야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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블로그 문학 산책/시(詩)와 음악

그대 그리운 저녁

인생은 다 그런거야 2009. 3. 27. 10:40

 


    오늘은

    가을 숲의 빈 벤치에 앉아

    새 소리를 들으며

    흰구름을 바라봅니다.

    한여름의 뜨거운 불볕처럼 타올랐던

    나의 마음을

    서늘한 바람에 식히며 앉아

    아름답게 보일 것만 같은 그런 마음.

    그러나 멀리 떠나지 않고서도

    오늘을 더 알뜰히 사랑합시다.

    오늘은 길을 떠나는 親舊와

    한 잔의레몬차를 나누었습니다.

    離別의 서운함은 沈默의 香氣로

    차안에 녹아내리고

    우리는 그저 조용히 바라봄으로써

    서로의 平和를 빌어 주고 있었습니다.

    정든 벗을 떠나 보낼 때는

    언제나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.

    헤어질 때면 더욱 커 보이는 그의 얼굴.

    손 흔들 때면 더욱 작아 보이는 나의 얼굴.

    가을엔 내가 잠을 자는 時間조차

    아까운 생각이 듭니다.

    '좀더 참을 걸그랬지,

    유순할 걸 그랬지.'

    남을 언짢게 만든 사소한 잘못들도

    더 깊이뉘우치면서

    촛불을 켜고 깨어 있어야만,

    꼭 그래야만 될 것 같은 가을밤.

    당신 안에 만남을 이룬 이들의 착한 얼굴들을

    착한 마음으로 그려 봅니다.

    때로는 理解할 수 없는 苦痛과 슬픔 속에서도,

    삶을 뜨겁게 사랑할 수 있는 믿음과 智慧를

    이 가을엔 꼭 찾아 얻게 하소서.

    꽃이 죽어서 키워 낸 열매,

    당신이 죽어서 살려낸 나,

    가을엔

    이것만 생각해도 넉넉합니다.

    洗手를 하다 말고,

    내가 살아 있다는 사실이 문득 놀라워서

    들여다보는 대야 속의 물거울.

    '오늘은 더욱 사랑하며 살리라'는

    맑은 決心을 합니다.

    그 언제가 될지 참으로 알 수 없는

    나의 마지막 洗手도

    미리 記憶해 보며,

    차갑고 透明한 가을 물에

    가장 기쁜 洗手를 합니다.

    늦가을,

    산 위에 올라

    떨어지는 나뭇잎들을 바라봅니다.

    깊이 사랑할수록

    죽음 또한 아름다운 것이라고
    노래하며 사라지는 舞姬들의
    마지막 公演을 보듯이,

    조금은 서운한 마음으로

    떨어 지는 나뭇잎들을 바라봅니다.



     

    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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