인생은 다 그런거야 2011. 9. 20. 15:43

가을 하늘 

 

 

지긋지긋한 비소식도, 맹위를 떨치던 무더위도 이제 물러가고

조금씩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입니다.

 

 

 

파릇한 옥양목이

아득히

하늘 가득 일렁인다.

 

고명딸 혼숫감으로

어머니가 밤잠 설치며

다듬이질한

옥빛이 눈에 시린

 

밤 이슬에 담았다가

햇빛에 널었다가

고이 간직해 온

사랑의 물빛

 

한 필 끊어 내어

옷 한 벌

지어 입고 싶은

 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[최경신 시집 "내 안의 도둑" 中 에서]