인생은 다 그런거야 2009. 10. 28. 20:56

 

입동(立冬)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- 최 경신 -

 

 

해마다 챙겨 먹는 생일처럼

어김없이 제 이름으로 오는

24절기 중의 하나

백두산 핵 바람 속에 수은주를 끌어 내린다.

 

두툼한 잠바차림의 할아버지와

옷 입은 강아지가

잰걸음으로 귀가를 서두르는 해거름

 

회색빛으로 식어 가는 거리에

노랑나비 떼가

한마당 춤판을 펼치듯

은행잎 흩날리는데

 

포장마차에서

새어나오는 불빛이 따스하다.